Yuval Noah Harari: Lessons from a year of Cov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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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21년 2월 26일 Financial Times에 올라온 Yuval Noah Harari: Lessons from a year of Covid를 번역한 것입니다. 오역이 있을 수 있습니다. 댓글 달아주시면 피드백 반영하겠습니다.


유발 하라리 - Covid 1년의 교훈

과학적으로는 획기적인 발전을, 정치적으로는 실패를 경험한 지난 한 해에서 우리는 미래를 위해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넓은 역사적 관점에서 Covid의 해를 어떻게 요약할 수 있을까? 많은 이들이 끔찍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자연의 힘 앞에서 인류의 무력함을 보여준다고 믿는다. 사실 2020년은 인류가 무력함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전염병은 더 이상 통제할 수 없는 자연의 힘이 아니다. 과학은 전염병을 다룰 수 있는 도전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렇다면 왜 그리도 많은 사람이 죽거나 고통받아야 했을까? 그 이유는 바로 잘못된 정치적 결정 때문이다.


이전 시대에 인간은 흑사병과 같은 전염병에 직면했을 때 그 원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이를 멈출 수 있는지 전혀 알지 못 했다. 1918년 인플루엔자가 유행했을 때, 세계 최고의 과학자들은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식별할 수 없었고, 채택된 많은 대안들 조차 쓸모가 없었으며, 효과적인 백신을 개발하려는 시도들은 무의미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하지만 Covid-19는 달랐다. 2019년 12월 말, 잠재적인 새로운 전염병에 대한 첫 번째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2020년 1월 10일 까지 과학자들은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를 분리했을 뿐만 아니라 게놈 염기 서열을 분석하고 정보를 온라인에 게시했다. 몇 달 후에는 어떤 조치가 감염을 늦출 수 있고 막을 수 있는지 분명해졌다. 1년도 채 되지 않아 몇몇 효과적인 백신이 대량생산되기 시작했다. 인간과 병원체 사이의 전쟁에서 인간이 이렇게 강력했던 적은 없었다.


Moving life online

Covid의 해는 전례없는 생명 공학의 성과와 함께 정보 기술의 힘을 여실히 드러내 보였다. 이전 시대에는 인간이 감염의 사슬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없었고, 확장된 봉쇄령에 따르는 경제적 비용이 엄청나기 때문에 인류는 전염병을 거의 멈출 수 없었다. 1918년에는 독감에 걸린 사람들을 격리시킬 수는 있었지만, 증상 전 또는 무증상 보균자의 움직임을 추적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만일 한 나라의 전 인구에게 몇 주 동안 집에 머물도록 명령했다면 이는 경제적 파멸, 사회적 붕괴 및 대량의 기아 사태를 초래했을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2020년에는 디지털 감시를 통해 질병 매개체를 훨씬 쉽게 모니터링하고, 정확히 찾아 낼 수 있어 격리가 더 선택적이고 더 효과적일 수 있게 되었다. 더 중요한 점은 적어도 선진국에서는 자동화와 인터넷이 확장된 봉쇄를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일부 개발도상국에서 사람들이 경험하는 것은 과거의 전염병을 연상시키는 반면,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디지털 혁명이 모든 것을 바꾸었다.


농업을 생각해보자. 수천년 동안 식량 생산은 인간의 노동에 의존했으며, 약 90%의 사람들이 농업에 종사했다. 오늘날 선진국에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 미국에서는 약 1.5%의 사람들만이 농장에서 일하지만, 이는 모든 가정을 먹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미국을 주요 식품 수출국으로 만들기에도 충분하다. 거의 모든 농장 일은 질병에 면역이 있는 기계가 대신 한다. 따라서 봉쇄는 농업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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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사병이 절정에 달하는 밀밭을 상상해보라. 추수 시기에 농부들에게 집에 있으라고 한다면 당신은 굶게 된다. 농부들에게 와서 수확하라고 한다면 서로 감염될 수 있다. 무엇을 해야 할까?


이제 2020년의 같은 밀밭을 상상해보라. GPS 기반의 컴바인은 감염될 가능성도 없으며, 훨씬 더 효율적으로 경작지 전체를 수확할 수 있다. 1349년에는 평균 농가가 하루에 약 5부셸(약 182kg)을 수확했지만, 2014년에는 컴바인으로 하루에 30,000부셸(약 1091t)을 수확하는 기록을 세웠다. 결과적으로 Covid-19는 밀, 옥수수 및 쌀과 같은 주요 작물의 전 세계 생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사람들을 먹이기 위해서는 곡물을 수확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때로는 수천 킬로미터 이상을 운반해야한다. 대부분의 역사에서 무역은 전염병 이야기의 주요 빌런 중 하나였다. 치명적인 병원체가 상선과 장거리 카라반을 타고 전 세계로 이동했다. 예를 들어, 흑사병은 실크로드를 따라 동아시아에서 중동까지 히치하이킹을 했고, 그 후 유럽으로 운반한 것은 제노바 상선이었다. 모든 마차는 마부를 필요로 했고, 수십명의 선원들은 작은 배로 항해해야 했으며, 붐비는 배와 여관은 질병의 온상이었기 때문에 무역은 치명적인 위협이었다.


“적어도 선진국에서는 자동화와 인터넷이 확장된 봉쇄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2020년에는 매우 적은 사람들이 관여하기 때문에 세계 무역이 어느 정도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다. 대부분의 자동화 된 현대 컨테이너 선은 근현대 왕국 전체의 상선보다 더 많은 톤을 운반할 수 있다. 1582년에 영국 상선은 총 적재 능력이 68,000 톤에 달했고 약 16,000명의 선원이 필요했다. 2017년의 컨테이너 선 OOCL Hong Kong은 단 22명의 승무원만으로 약 200,000 톤을 운반할 수 있다.


사실, 수백명의 관광객으로 가득 찬 유람선과 승객으로 가득 찬 여객기는 Covid-19의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관광과 여행은 무역에 필수적인 것이 아니다. 관광객은 집에 머물 수 있고, 사업가는 Zoom을 할 수 있으며, 자동화 된 유령선과 무인 열차는 세계 경제를 계속 움직인다. 2020년에 국제 관광이 급감한 반면, 전 세계 해상 무역량은 겨우 4% 감소했다.


자동화와 디지털화는 서비스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쳤다. 1918년에 사무실, 학교, 법원 또는 교회가 폐쇄 상태에서 계속 기능할 수 있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학생과 교사가 집에만 있다면 어떻게 수업을 할 수 있을까? 오늘날 우리는 답을 알고 있다. 온라인 전환에는 많은 단점이 있으며 특히 엄청난 정신적 피해가 있다. 또한 법정에 고양이로 등장하는 변호사와 같은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문제도 발생했다. 그러나 이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매우 놀랍다.


1918년 인류는 물리적 세계에만 살았고, 치명적인 독감 바이러스가 이 세상을 휩쓸었을 때 인류는 도망칠 곳이 없었다. 오늘날 우리 중 많은 이들은 물리적 세계와 가상 세계에 동시에 살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물리적 세계를 돌았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바이러스가 따라 올 수 없는 가상 세계로 삶의 대부분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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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서 놀고 있는 사람들을 해산시키는 기마 경찰, 독일, 하노버.
Mounted police in Hanover, Germany, disperse a group playing in a park © Rafael Heygster/Helena Manhartsberger


물론 인간은 여전히 물리적 존재이며 모든 것이 디지털화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Covid의 해는 많은 저임금 직업이 인간 문명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강조했다: 간호사, 위생 관련 종사자, 트럭 운전사, 계산원, 배달원. 문명과 야만의 차이는 단 세 끼 식사에 불과하다는 말이 있다. 2020년 배달원은 문명을 하나로 묶는 가느다란 빨간 선이었다. 그들은 물리적 세계에서 우리의 가장 중요한 생명선이 되었다.


The internet holds on

인류가 온라인 활동을 자동화, 디지털화 및 전환함에 따라 우리는 새로운 위험에 노출된다. Covid의 해에서 가장 놀라운 점 중 하나는 인터넷이 끊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리적인 다리를 통과하는 교통량이 갑자기 증가하면 교통 체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다리가 무너질 수도 있다. 2020년에 학교, 사무실, 교회는 거의 하룻밤 사이에 온라인으로 전환되었지만 인터넷은 계속 유지됐다.


우리는 이것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멈추기 어렵지만, 그래야 한다. 2020년 이후에 우리는 국가 전체가 물리적 폐쇄 상태에 있는 경우에도 생명이 계속 될 수 있음을 알고 있다. 이제 디지털 인프라가 충돌하면 어떻게 될지 상상해보라.


정보 기술은 유기적 바이러스에 대해 우리를 더 탄력적으로 만들었지만 말웨어 및 사이버 전쟁에 훨씬 더 취약하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종종 “다음 Covid는 뭡니까?”라고 묻는다.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공격이 주요 후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져 수백만명의 사람들을 감염시키는 데 몇 달이 걸렸다. 우리의 디지털 인프라는 하루 만에 붕괴될 수 있다. 학교와 사무실은 온라인으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지만 이메일에서 일반 우편으로 다시 전환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What counts?

Covid의 해는 우리의 과학적, 기술적 힘의 훨씬 더 중요한 한계를 드러냈다. 과학은 정치를 대체할 수 없다. 정책을 결정할 때 우리는 많은 이익과 가치를 고려해야한다. 그러나 어떤 이익과 가치가 더 중요한지를 결정하는 과학적 방법이 없기 때문에 우리가 무엇을 해야할지 결정하는 과학적 방법도 없다.


예를 들어 봉쇄를 적용할지 여부를 결정할 때 다음을 묻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가 봉쇄령을 내리지 않으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Covid-19에 걸릴까?”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도 해야한다: “우리가 봉쇄령을 내리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을 겪게 될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영양 결핍으로 고통받을까? 학교에 결석하거나 직장을 잃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배우자에 의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구타 당하거나 살해당할까?”


모든 데이터가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더라도 항상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야한다: “우리는 뭘 계산하고 있는가? 누가 무엇을 계산할지 결정하는가? 숫자를 서로 어떻게 평가하는가?” 이것은 과학적이기보다는 정치적 과제다. 의학적, 경제적, 사회적 고려의 균형을 맞추고 포괄적인 정책을 제시해야하는 것은 정치인이다.


마찬가지로 엔지니어들이 폐쇄 상태에서 기능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과 감염 사슬을 끊는 데 도움이 되는 새로운 감시 도구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화와 감시는 우리의 프라이버시를 위태롭게 하고 전례없는 전체주의 정권의 출현을 위한 길을 열어준다. 2020년에는 대량 감시가 보다 합법적이고 일반화되었다. 전염병과 싸우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의 자유를 파괴할 만큼 가치가 있을까? 유용한 감시와 디스토피아적인 악몽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은 엔지니어가 아닌 정치인의 임무이다.


세 가지 기본 규칙은 전염병의 시기에도 우리를 디지털 독재로부터 보호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첫째, 사람들에 대한 데이터, 특히 신체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할 때 마다 이들을 조작, 통제하거나 이들에게 해를 입히기 보다는 돕는 데 사용해야 한다. 내 주치의는 나에 대해 매우 사적인 것들을 많이 알고 있다. 나는 내 의사가 내 이익을 위해 이 데이터를 사용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이에 동의한다. 내 의사는 이 데이터를 회사나 정당에 판매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만들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대유행 감시 기관”은 이와 같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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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최초의 Covid-19 사례를 진단한 군사 연구 시설인 뮌헨의 Bundeswehr 미생물학 연구소의 연구원
Researchers at Munich’s Bundeswehr Institute of Microbiology, a military research facility that diagnosed the first German Covid-19 case © Rafael Heygster/Helena Manhartsberger


둘째, 감시는 항상 양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감시가 위에서 아래로만 진행된다면 이것이 독재로 가는 길이다. 따라서 개인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때마다 정부와 대기업에 대한 감시도 동시에 강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현재의 위기 상황에서 정부는 엄청난 양의 돈을 분배하고 있다. 자금 배분 과정은 보다 투명해야 한다. 시민으로서 나는 누가 무엇을 얻는지, 누가 돈의 흐름을 결정하는지 쉽게 알고 싶다. 나는 장관과 친구인 대기업 오너가 아닌 정말로 필요한 사업체에 돈이 들어가도록하고 싶다. 정부가 대유행 상황에서 이러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너무 복잡하다고 말한다면 믿지 마라. 당신을 감시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면, 정부를 감시하는 것도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셋째, 너무 많은 데이터가 한 곳에 집중되지 않도록 하라. 전염병이 진행되는 동안은 물론 전염병이 끝난 이후에도 마찬가지이다. 데이터 독점은 독재의 비결이다. 따라서 우리가 전염병을 막기 위해 사람들에 대한 생체 인식 데이터를 수집한다면 이것은 경찰이 아닌 독립적인 보건 당국이 수행해야한다. 그리고 결과 데이터는 정부 부처 및 대기업의 다른 데이터 사일로와 별도로 보관해야한다. 물론 중복과 비효율 문제를 초래할 것이다. 그러나 비효율은 버그가 아니라 기능이다. 디지털 독재의 부상을 막고 싶은가? 최소한의 비효율을 유지하라.


Over to the politicians

2020년의 전례없는 과학 기술의 성공은 Covid-19 위기를 해결하지 못 했다. 이는 전염병을 자연 재해에서 정치적 딜레마로 바꾸었다. 흑사병이 수백만명을 죽였을 때, 아무도 왕과 황제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았다. 영국인 전체의 약 3분의 1이 흑사병의 첫 번째 물결에서 사망했지만, 이로 인해 영국의 에드워드 3세가 왕좌를 잃는 일은 없었다. 전염병을 막는 것은 분명히 통치자의 힘을 넘어섰기 때문에 아무도 그들을 실패로 비난하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날 인류는 Covid-19를 막을 수 있는 과학적 도구를 가지고 있다. 베트남에서 호주에 이르기까지 여러 국가에서 백신 없이도 사용 가능한 도구가 전염병을 막을 수 있음을 입증했다. 그러나 이러한 도구는 경제적, 사회적 가격이 높다. 우리는 바이러스를 이길 수 있지만 승리의 대가를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 확신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적 성과가 정치인의 어깨에 막대한 책임을 지게 되었다.


“유용한 감시와 디스토피아적인 악몽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은 엔지니어가 아닌 정치인의 임무이다.”


불행히도 너무 많은 정치인들이 이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예를 들어, 미국과 브라질의 포퓰리즘 대통령들은 전문가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대신 위험을 무릅쓰고 음모론을 선택했다. 그들은 건전한 연방 조치 계획을 세우지 않았고 전염병을 막으려는 주 및 지방 자치 단체의 노력을 방해했다. 트럼프와 볼소나로 행정부의 과실과 무책임으로 수십만명의 예방 가능했던 사망자가 발생했다.


영국 정부는 처음에 Covid-19 보다 Brexit를 더 중시했다. 존슨 행정부는 모든 고립주의 정책에 대해 영국을 정말로 중요한 한 가지로부터 고립시키지 못했다: 바이러스 말이다. 내 고향인 이스라엘도 잘못된 정치적 관리로 고통 받고 있다. 대만, 뉴질랜드 및 키프로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은 사실상 주요 출입문인 벤 구리온 공항 하나를 제외하고는 모든 국경이 폐쇄된 “섬 국가”이다. 그러나 전염병이 절정에 달했을 때 네타냐후 정부는 여행자가 검역이나 적절한 검열없이 공항을 통과할 수 있도록 허용했으며 자체 폐쇄 정책을 시행하는 것을 소홀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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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르브뤼켄 전시 센터에있는 Covid-19 드라이브 인 테스트 스테이션의 연구원
Researchers at the Covid-19 drive-in test station at the Saarbrücken exhibition centre © Rafael Heygster/Helena Manhartsberger


이후 이스라엘과 영국은 백신을 출시하는 데 앞장 섰지만, 초기 오판으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영국에서 전염병은 120,000명의 목숨을 앗아가며 평균 사망률로 보았을 때 세계에서 6위를 차지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평균 확진자 비율이 7번째로 높으며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기업인 화이자와 “데이터 백신” 계약을 체결했다. 화이자는 막대한 양의 귀중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대가로 전체 인구를 위한 충분한 백신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프라이버시와 데이터 독점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고, 시민들의 데이터가 이제 가장 가치 있는 국가 자산 중 하나임을 입증했다.


일부 국가는 훨씬 더 나은 성과를 보였지만 인류 전체는 지금까지 전염병을 억제하거나 바이러스를 퇴치하기 위한 글로벌 계획을 고안하지 못했다. 2020년 초반은 사고를 슬로우 모션으로 보는 것과 같았다. 현대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이 처음에는 우한에서, 다음은 이탈리아에서, 그 다음에는 점점 더 많은 국가에서 온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세계를 뒤덮는 재앙을 막을 수 있는 글로벌 리더십은 없었다. 도구가 있었지만 너무나 자주 정치적 지혜가 부재했다.


Foreigners to the rescue

과학적 성공과 정치적 실패 사이의 격차에 대한 한 가지 이유는 과학자들은 전 세계적으로 협력 하는 반면 정치인은 화합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많은 스트레스와 불확실성 속에서 일하면서 전 세계의 과학자들은 정보를 자유롭게 공유하고 서로의 발견과 통찰력에 의존했다. 다수의 중요한 연구 프로젝트가 국제 팀에 의해 수행되었다. 예를 들어, 봉쇄 조치의 효과를 입증한 주요 연구 중 하나는 영국에 1개, 중국에 3개, 미국에 5개 등 총 9개 기관의 연구자들이 공동으로 수행했다.


반대로 정치인들은 바이러스에 대한 국제 동맹을 형성하지 못하고 글로벌 계획에 동의하지 못했다. 세계의 두 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은 서로 중요한 정보를 숨기고, 허위 정보와 음모론을 전파하고, 심지어 고의적으로 바이러스를 전파했다고 비난했다. 다른 많은 국가들도 대유행 진행 상황에 대한 데이터를 위조하거나 보류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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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페스트 할레에 세워진 약 400개의 예방 접종 센터
One of about 400 vaccination centres set up in Frankfurt’s Festhalle, which is usually a concert venue © Rafael Heygster


글로벌 협력의 부족은 이러한 정보 전쟁 뿐만 아니라 부족한 의료 장비를 둘러싼 갈등에서도 더욱 두드러진다. 많은 협력과 관대함이 있었지만 모든 가용 자원을 모으고 글로벌 생산을 합리화하며 공급품의 공평한 분배를 보장하려는 진지한 시도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특히 ‘백신 민족주의‘는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 간에 새로운 종류의 글로벌 불평등을 야기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전염병에 대한 간단한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보는 것은 슬픈 일이다: 바이러스가 계속 확산되는 한 진정으로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국가는 없다. 이스라엘이나 영국이 자국 내에서 바이러스를 박멸하는 데 성공했지만 바이러스가 인도, 브라질 또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수억명의 사람들에게 계속 확산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브라질의 외딴 마을에서 새로운 돌연변이로 인해 백신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새로운 감염 물결이 발생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은 비상상황에서, 단순한 이타주의에 대한 호소는 아마도 국익에 우선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비상상황에서, 글로벌 협력은 이타주의가 아니다. 그것은 국익을 보장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Anti-virus for the world

2020년에 일어난 일에 대한 논쟁은 수년 동안 반향을 일으킬 것이다. 그러나 모든 정치 진영의 사람들은 적어도 세 가지 주요 교훈에 동의해야 한다.


첫째, 디지털 인프라를 보호해야 한다. 이 유행병이 유행하는 동안은 우리의 구원이었지만, 그것은 곧 훨씬 더 심각한 재앙의 근원이 될 수 있다.


둘째, 각 나라는 공공 의료 시스템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이것은 자명해 보이지만, 정치인들과 유권자들은 때때로 가장 명백한 교훈을 무시하곤 한다.


셋째, 전염병을 모니터링하고 예방할 수 있는 강력한 글로벌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인간과 병원체 사이의 오래된 전쟁에서 최전선은 모든 인간의 몸을 통과한다. 이 선이 지구 상의 어느 곳에서든 뚫린다면 우리 모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가장 선진국의 가장 부유한 사람들 조차도 최빈국의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보호하려는 개인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다. 신종 바이러스가 외딴 정글의 가난한 마을에서 박쥐에서 인간으로 옮겨간다면, 며칠 안에 바이러스가 월가를 걸어다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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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 검사가 진단, 평가 및 보관되는 Bioscientia의 실험실
Bioscientia’s laboratories, where coronavirus tests are diagnosed, evaluated and archived © Rafael Heygster


이러한 글로벌 전염병 방지 시스템의 골격은 이미 세계 보건기구(WHO) 및 기타 여러 기관의 형태로 존재한다. 그러나 이 시스템을 지원하는 예산은 적고 정치적으로도 거의 없다. 이 시스템이 이기적인 정치인의 변덕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도록 이 시스템에 정치적 영향력과 더 많은 돈을 주어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 나는 선출되지 않은 전문가가 중요한 정책 결정을 내리는 임무를 맡아야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정치인들의 영역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 그러나 몇몇 독립적인 글로벌 보건 당국은 의료 데이터를 수집하고, 잠재적 위험을 모니터링하고, 경보를 울리고, 연구 개발을 지시하는데 이상적인 플랫폼이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Covid-19가 새로운 유행병 물결의 시작을 의미한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위의 교훈이 구현된다면, Covid-19의 충격은 실제로 전염병이 덜 흔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인류는 새로운 병원체의 출현을 막을 수 없다. 이것은 수십억년 동안 진행되어 온 자연 진화 과정이며, 미래에도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인류는 새로운 병원균이 확산되어 전염병이 되는 것을 막는 데 필요한 지식과 도구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ovid-19가 2021년에 계속 확산되어 수백만명의 목숨을 앗아간다면, 혹은 2030년에 더 치명적인 전염병이 인류를 덮친다면, 이것은 통제할 수 없는 자연재해도, 신의 처벌도 아닐 것이다. 그것은 인간적인 실패가 될 것이고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정치적 실패가 될 것이다.


유발 노아 하라리는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및 ‘사피엔스: 그래픽 히스토리’의 저자이다.


About the photography
The images accompanying this piece are taken from Coronavirus Rhapsody, a collaboration between photographers Rafael Heygster and Helena Lea Manhartsber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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